누구나 한 번쯤은 게으름을 피우다가 해야 할 일을 놓친 적이 있을 것이다.
시험 전날, 평소에 관심도 없던 유튜브 영상을 밤새 본 경험, 익숙하지 않은가?
혼자 있을 땐 그냥 웃어넘길 수 있지만, 함께하는 프로젝트에서는 치명적인 결과로 돌아오기도 한다.
그런데, 고의로 자기 손해를 자초하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해가 될 줄 알면서도 게으름을 택할까?
게으름은 정말 나쁜 것일까?
나는 게으름이 단순히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 인간 본성에 가까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수렵채집 시대에는 게으름이 곧 생존 실패를 뜻했다. 먹이를 찾지 않거나 짝짓기를 외면하는 동물은 도태됐고, 인간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농경 사회 이후, 잉여 자원과 시간이 생기며 인간은 ‘당장 하지 않아도 죽지 않는 일’을 처음으로 경험하게 된다. 그때부터 우리는 게으름이라는 선택지를 손에 넣었다.
아마 인간은 그때부터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기 시작했을 것이다.
“미래의 성공과 안정을 위해 현재의 편안함을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의 안락함을 선택할 것인가?”
이건 단순한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 판단의 문제다.
게다가 인간은 원래 미래의 보상을 현재보다 낮게 평가하는 존재다. 진화심리학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는 오랜 시간, ‘당장 먹지 않으면 죽는 환경’에서 살아왔다. 그래서 지금도 미래보다 현재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한다. 게으름은 그 경향이 드러나는 자연스러운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게으름을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할까?
나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게으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선택과 결과 사이의 모순을 외면하는 태도가 문제다.
간절한 마음과 게으른 행동 사이에서, 스스로를 미워하게 된다.
나 역시 그랬다.
성공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늘 노력을 미뤘고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후회는 컸지만, 돌아보면 모든 건 내가 선택한 일이었다.
노력하지 않은 것도, 그 결과도.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생각한다.
현재의 편안함을 택했다면, 그 대가도 내가 감당해야 한다.
미래를 택했다면, 그 과정에서 흘리는 땀을 불평하지 말아야 한다.
내 선택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
그게 괴리에서 오는 불행을 줄이고,
내 삶을 위한 선택을 가능하게 만드는 첫걸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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